핸드스튜디오 경영전략실에서는 2013년부터 'MONTHLY HANDS'라는 이름의 트랜드 리포트를 발간하고 있습니다. 

이 리포트는 스마트TV 산업의 동향을 먼저 분석하여 엮어내는 핸드스튜디오의 월간 정기 간행물입니다.


이 기사는 벤처스퀘어 http://www.venturesquare.net/47140 에도 기고되었습니다.


필자의 어린 시절, 친구들은 ‘뽀뽀뽀’, ‘하나둘셋’에 관심이 많았지만 조숙했던 저의 관심사는 게임이었습니다. 닌텐도Nintendo의 ‘패미컴Famicom’과 세가의 ‘새턴Saturn’은 오락실에서나 경험할 수 있던 게임을 집에서 마음껏 즐길 수 있는 시대를 열어준 혁명이었죠. 3일 밤낮을 울어 얻어낸 패미컴은 어린시절 제 삶의 목표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2013년을 살아가는 아이들은 더 이상 게임기를 사달라고 떼쓰지 않아도 됩니다. 세상이 좋아져 스마트폰으로도, 태블릿 PC로도 게임을 합니다. 그리고 이제 우리는 스마트TV로도 게임을 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궁금해집니다. 스마트TV 게임 시장, 어떻게 발전해가고 있을까요?


게임은 ‘손’ 맛이다! <SAMSUNG>

삼성스마트TV는 2012년 동작인식 기술을 채택하여 발전시켜나가고 있습니다. 그 일환으로 작년, 삼성은 스마트TV로 금세기 최고의 콘텐츠 중 하나인 ‘앵그리버드’를 모셔왔습니다. ‘모션 콘트롤(Motion Control, 동작인식)’이 적용된 앵그리버드. 반갑고, 신기하고,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세계적으로 그 인기가 충분히 검증된 콘텐츠니 믿음직스럽기까지 합니다. 하지만 사용해 본 결과, 아쉬운 부분도 분명 있습니다. 

매장을 방문했다가 삼성 스마트TV로 앵그리버드를 체험하고 있는 어린이를 보았습니다. 앵그리버드 애플리케이션은 카메라로 손을 인식하며 그랩 모션(Grab Motion, 손을 움켜쥐는 액션이 스마트폰의 터치에 해당)으로 플레이 하는 방식입니다. 어린이는 호감이 가득한 눈빛으로 사용해보고 싶어 안달을 내더니, 게임 도중 반복적으로 손을 인식하지 못하는 TV에 지쳐 금방 싫증을 냈습니다. 아이의 어머니가 다시금 체험을 권했지만 동작인식 기술은 아직 인내심이 그리 길지 않은 아이들을 유혹하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은 것 같습니다. 비단 아이들 뿐 아닙니다. 어른들도 인내심을 시험하며 게임을 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아직 기술이 매끄럽게 쓰기는 부족한 측면이 있습니다.

이 때문인지 삼성은 동작인식 이외에도 모바일 연동, 자전거 액세서리 연동 등 다양한 시도 중 입니다. 주목할만한 점은 최근 들어 콘솔에 실렸던 게임들이 입점을 시작했고, 나쁘지 않은 구동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부분입니다. 이는 동작인식 기술의 발전을 기대하게 되는 이유이며, 멀티플랫폼을 소화하는 게임개발업체에게는 아주 반가운 흐름입니다.


아니다. 게임은 ‘봉’ 이다! <LG>

LG 스마트TV의 대표적 입력장치는 ‘매직모션리모컨’입니다. LG는 2011년부터 매직모션리모컨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키며 사용성을 높이고 있습니다. LG의 게임 콘텐츠들은 발전하고 있는 컨트롤러를 바탕으로 일정 수준의 게임성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컨트롤러만 놓고 보자면 ‘Wii’의 눈챠크 컨트롤러(매직모션리모콘과 같은 조작방식의 컨트롤러)에 못지 않은 조작감입니다. 게임에 강점이 있는 컨트롤러를 살려 게임센터 서비스까지 시작했습니다. 



다만, 경쟁력이 있어 보이는 게임은 대부분 비싼 가격(5000~6000원)을 주고 구입해야 합니다. 이런 무리한 가격정책이 비교우위에 있는 ‘게임 조작성’이라는 경쟁력을 십분 발휘하지 못하게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회사 입장에서는 게임 콘텐츠를 무작정 싼 가격에 공급하는 것이 부담이겠지만, 유저 입장에서는 스마트TV 외에도 게임을 할 수 있는 환경은 무궁무진합니다. 타 디바이스와도 경쟁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유저에게 매력을 선보이는 것이 작은 수익을 내는 것 보다 우선이지 않을까 싶은 아쉬움이 듭니다.


스마트TV 게임 시장, 어디로 가는가?

TV와 모바일은 디바이스의 속성과 입력장치가 전혀 다르기에 무작정 모바일 게임을 롤모델로 삼는 것은 위험합니다. 대부분 ‘이동 중에 간편히, 터치 또는 센서를 중심으로’ 기획 된 모바일 게임을 거실에서 사용할지는 의문입니다. 오히려 거실을 장악하기 위해서는 40년간 시행착오와 경험이 축적된 가정용 콘솔을 경쟁자로 여기고 발전해야 승산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2006년, 소니는 PS3를 발매하며 기존의 조이패드를 사용하되 기기의 퍼포먼스를 향상시켜 PC에서 할 수 없었던 호화 퀄리티 게임에 승부수를 띄웠습니다. 기존의 비디오게임 유저에게 최상의 조건을 제공하자는 의도로 보입니다. 같은 해, 닌텐도는 눈챠크 컨트롤러를 기반으로 한 Wii를 발표하며 가족에 특화된 다인용 게임을 선보였습니다. 쉽고 편리한 컨트롤러는 기존의 게임유저가 아닌 대중에게도 어필하였으며 게임을 소비하는 유저 폭을 대폭 늘리며 콘솔시장에 연착륙하였습니다. 양사 사이에서 큰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던 MS의 XBOX360는 2009년 동작인식 컨트롤러 ‘키넥트’를 내놓으며 콘솔시장의 지각변동을 일으켰습니다. 이렇듯 콘솔 시장은 6년 전부터 각 사가 각자 보유한 컨트롤러의 특장점을 살려 포지션을 설정하며 발전해 왔습니다. 이에 반해 아직까지 각 사의 스마트TV는 입력장치의 특수성을 반영하지 못하여 그 정체성이 확실해 보이지 않습니다.




콘솔게임기 구입비용 30만 원 아끼자고 10년 전 수준의 TV게임을 하는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요? 컴퓨터만 켜면 수백 수천 개의 게임들이 기다리고 있는데 말이죠. 그것도 귀찮으면 판매량 3천 만대를 돌파한 스마트폰을 열면 됩니다. 모바일 게임은 ‘소셜’이라는 날개를 달고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스마트TV도 모바일의 ‘소셜’처럼 강력한 무언가가 필요합니다.

콘솔 시장은 스마트TV의 등장으로 잔뜩 긴장하고 있습니다. 폐쇄적이었던 플랫폼이 개방되고, 개발자와 플랫폼 사업자가 수익을 분배하는 ‘오픈 마켓’ 생태계가 자리매김한다면 오랜 기간 가정의 지배자였던 게임용 콘솔이 틈새시장으로 전락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습니다.

스마트TV가 게임 산업에서 기존 콘솔 사업자가 두려워할 만큼 강력한 플랫폼이 되기 위해서는 디바이스 속성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각자의 컨트롤러에 맞는 최적의 콘텐츠를 발굴하기 위한 노력, 차별화에 대한 의지가 필요해 보입니다.

물론, ‘손’이냐 ‘봉’이냐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젓가락이냐 포크냐의 차이가 아닌가 합니다. 중요한 것은 음식이라는 점을 잊지 않아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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