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콘을찾아서]핸드스튜디오 "스마트TV 앱 회사 넘어, 그 다음을 준비해야죠"
안준희, 김동훈 핸드스튜디오 대표

2015년 7월 14일 By 마이크로소프트웨어 남혜현기자

 

원문보기 : https://www.imaso.co.kr/news/article_view.php?article_idx=20150712141028

 

 

 

 

 

“스마트TV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시장이 생긴 지 5년 지났죠. 성적표요? 망했죠."

국내 스마트TV 앱 시장은 삼성전자와 LG전자 같은 TV 제조업체 중심으로 꾸려졌다. 고가 TV 시장을 만들어야 수익이 생기는 제조업체가 지난 2010년 선택한 키워드는 '스마트'. 인터넷을 통해 이용자와 양방향 소통이 된다는 스마트TV는 스마트폰에서 쓰던 앱을 거실 커다란 화면에서 즐길 수 있다는 것을 강조했고, 각자 업체가 직접 콘텐츠 파트너를 챙기고 시상식을 열며 생태계를 조성하려 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6월 스마트TV앱 전용 사이트를 닫기로 결정, 발표했다. 결과만 놓고 보면 참패다. TV 앱을 만들던 업체도 전멸에 가깝다. 그나마 살아남은 곳이 핸드스튜디오다.

안준희 핸드스튜디오 대표는 스마트TV 앱 시장의 초기 5년을 첫 페이지로 간주한다면, '망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제조업체가 이끈 스마트 TV 시장은 방향 설정부터 잘못된 것이란 뜻이다. "TV 제조업체가 만들려 했던 것은 생태계가 아니라 외주 업체"라는 것이 안 대표가 현장에서 살아남으려 몸부림치며 내린 결론이다. TV 앱스토어가 생태계가 되려 했다면 그 안에서 참여자들이 자생할 수 있도록 수익원이 창출되어야 했는데, TV 제조업체들이 주도한 시장에선 그 실마리를 풀지 못했다.

"TV 제조업체들이 광고나 유료 플랫폼을 달겠다고 5년간 얘기해왔지만 결국 해내지 못했죠. 써드파티나 스타트업에서 스마트TV 앱 광고 플랫폼을 만들려는 시도도 있었는데, 대기업에서 한다니까 모두 접었었죠. 차라리 그때 써드파티에서 생태계가 조성됐다면 어땠을까, 그런 아쉬움은 남네요."

얼핏 들어도 스마트TV 앱을 만들어 먹고살기는 요원해 보인다. 그렇다면 그 틈바구니에서 살아남은 핸드스튜디오는 지금 상황을 어떻게 판단하고 미래를 준비중일까. 안준희, 김동훈 핸드스튜디오 각자 대표(사진 왼쪽부터)를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역삼동 이 회사 회의실에서 만났다. 핸드스튜디오는 2010년 설립된 스타트업으로, 스마트TV 앱과 컨버전스 서비스를 만든다. 지금까지 230여 개의 앱을 만들어 153개국에 배포하고 있다.

 

 

▲ 출처=핸드스튜디오 홈페이지

 

 

part1. 핸드스튜디오의 과거, 현재, 미래

“저희도 ‘스마트TV 앱’ 개발사란 말 안 써요. ‘컨버전스 앱’ 개발 업체라고 소개하죠."

안준희 대표는 핸드스튜디오 정체성을 컨버전스 앱 개발사로 잡았다. 예컨대 TV와 냉장고, 모바일과 세탁기 등을 연결해 쓸 수 있는 앱이 컨버전스다. 이 기술은 대기업이 선행연구를 진행할 만큼 관심이 있다.

대기업에선 TV 같은 스크린을 디지털 마케팅 매체로 보기도 한다. 김동훈 대표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매년 열리는 가전쇼 'CES'에서 삼성과 손잡고 전시 솔루션을 공개하기도 했다. 전시장에 비치된 태블릿이 매거진이나 브로슈어 역할을 하는데, 특정 화면을 TV로 던지는 제스처를 취하면 곧바로 대형 화면에서 같은 내용을 띄워주는 기술이다.

커피숍이나 호텔 등에 비치된 TV도 핸드스튜디오가 기회를 보는 시장이다. 24시간 광고를 트는 TV의 경우 단말기 뒤에 영상 분배장치가 존재한다. 이 장치는 본사의 중앙 서버와 연결돼 영상을 내려받는다. 이 솔루션이 굉장히 비싼데, 스마트TV 한 대로 기존 솔루션을 대체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호텔 TV 역시 여러 정보를 표출하는데, 기존 방식의 미들웨어를 일체형 스마트 TV로 바꿀 수 있다는 계산이 섰다.

물론, TV 앱 시장도 존재한다. TV 제조업체가 빠져나간 공간이 크긴 하지만 여전히 킬러앱은 필요하기 때문이다. 통신사가 운영하는 IPTV나 케이블업체, 쇼핑몰 등이 TV 앱 시장을 준비한다. 미국 시장도 셋톱박스 시장이 크고, USB 단자에 끼워 스마트 TV 기능을 쓰게 하는 동글 업체도 킬러 앱을 만들어 배포한다. 시장에서 살아남아 존재감을 가진 핸드스튜디오에겐 아직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김 대표는 "(컨버전스와 TV 앱) 양쪽이 모두 가능하다"며 "꼭 TV 제조업체가 아니더라도 자동차나 전시 등 여러 분야에서 마케팅 수단으로 핸드스튜디오와 협력하려 한다"고 말했다.

TV 같은 스크린을 디지털 마케팅 매체로 보는 관점 변화가 핸드스튜디오에겐 호재란 설명이다. 이 회사가 최근 옐로디지털마케팅(YDM)과 손잡은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안 대표는 "핸드스튜디오가 기술 포지션을 가졌지만, 이 기술이 쓰이는 곳은 마케팅"이라며 "YDM과 시너지가 될 거로 생각했다"고 합병 이유를 설명했다. 아시아 넘버원이 되려면 혼자서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비슷한 에이전시 그룹이 모여 한계를 깬 세상을 꿈 꿀수 있다는 포부다.

 

 

▲ 핸드스튜디오가 그동안 만들어온 스마트 TV 앱. 출처=핸드스튜디오 홈페이지

 

 

part 2. 핸드스튜디오를 만드는 사람, 조직 문화

안준희 대표가 전형적인 경상도 남자라면, 김동훈 대표는 충청도 사람이다. 안 대표가 먼저 지르고 나중에 수습하는 타입이라면, 김 대표는 신중하게 계획에 따라 움직인다. 1982년생 안 대표가 김 대표의 2년 학교 선배다. 두 사람 모두 개발자 출신은 아니다. 그렇지만 종종 스타트업 대표로 기술 발표 무대에 서곤 한다. 두 사람은 "5년간 아무도 안 찾는 사업을 하다 보면 코드도 볼 줄 알아야 하고, 수석 개발자와 얘기해도 밀리지 않을 정도로 기술을 공부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마디로, 척박한 환경에선 대표가 모든 걸 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회사를 만들고 넉 달 만에 50개 이상의 앱을 제작하다 보니 개발자가 너무 바빠 기획자 출신의 두 대표가 손을 거들어야 했고, 데이터베이스 정렬이나 XML 코드 짜는 일 등은 자연스레 이 두 사람의 몫이 됐다. 김 대표는 "구글링으로 찾아봐도 소스코드 라이브러리 하나 안 나오던 시절"을 얘기하며 "기술 프로젝트가 많아서 공부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안 대표는 "스마트 TV 앱을 잘한다고 하는 회사니까 대표가 나가서 기술을 모르면 안 된다는 심리적 압박이 셌다"고 표현했다.

 

 

▲ 핸드스튜디오 내부 회의실. 이 공간은 스타트업을 위한 행사에 종종 활용된다.

 

 

핸드스튜디오는 독특한 복지로도 잘 알려졌다. 회사 잉여금을 대부분 직원에 상여로 나눠주거나 사내 커플이 결혼할 때 1000만 원의 축하금을 주는 등 파격적 복지가 여러번 매스컴에 오르기도 했다. 안 대표는 초창기 핸드스튜디오 홍보의 초점을 복지로 잡았다. 본업인 스마트TV보다 굿컴퍼니 이미지가 핸드스튜디오를 가리키는 표식이 되기도 했다.

안 대표는 "모바일 앱 시장에선 1000만 다운로드가 나오면 크게 성공한 것으로 회자하는데 핸드스튜디오가 그동안 만든 TV 앱 다운로드 수는 6000만을 넘었다"며 "복지 회사로 이름을 알린 것은 좋았지만, 직원이 보람 있어 할 만한 회사 업적이 그만큼 홍보가 되지 않은 것은 지금 생각해보면 매우 아쉬운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 사무실을 제 집 삼아, 볕드는 곳 따라 낮잠 자는 카리스마 넘치는 고양이. 엄마 잃은 길 고양이를 사무실에 들였는데,

이만큼 성장해 핸드스튜디오 마스코트가 됐다.

 

 

그런데도 두 대표가 가장 공 들이고 있는 조직문화는 '카트라이더 대회'다. 자동차 경주 게임인데, 회사 창립 후 지난 오 년 간 빼먹지 않고 지속해 온 행사다. 신입 직원이 입사 후 가장 공들이는 부분이 카트 실력 배양이라는데, 안 대표는 일 못 하는 직원보다 카트 못하는 직원에 더 엄격하다고 말했다. 이 회사 카트 일인자는 자타공인 안 대표다.  

그가 최근 추구하는 조직문화는 '직원이 성장하고 있다는 걸 상징적으로 느끼게 해주자'다. 무조건 잘해주기보다 "우리가 하는 일이 사회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어떤 변화를 가져오는지"를 느끼게 해주고 싶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바뀌는 시장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컨버전스 앱, 그리고 YDM과 협력해서 만들어낼 마케팅 솔루션 개발에서 어느 정도 흥할 수 있을지, 여기에 핸드스튜디오의 또 다른 복지 실험이 달려 있다.[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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