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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핸드 신입의 카트라이더 꼴등 탈출기

hand - Ideas

by 핸드_이다희 2019.10.11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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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LCOME: 카트라이더를 설치해봅시다.

지난 6월 17일은 저의 핸드스튜디오 첫 출근 날이었는데요. 웰컴키트를 받고 업무에 필요한 기본 세팅들을 차근차근 해내는 와중에 특별한 미션을 맞닥뜨리게 되었습니다.

 

핸드스튜디오 웰컴 메세지 중 일부

 

핸드스튜디오에서 카트라이더 대회가 매주 열린다는 것은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점심시간이 되어서야 왜 웰컴 미션이 '카트라이더 깔기'인지 알 수 있었는데요. 핸드는 점심시간에 매일같이 카트라이더 연습을 하기 때문입니다. 보고있나 넥슨? 물론 강제는 아니고, 평균적으로 하루에 8명 정원인 방 두 개로 연습이 이뤄지니 매일 열댓분의 핸드인들이 카트 연습을 한다고 볼 수 있겠네요. 저도 웰컴메세지를 따라 준비해서 첫날부터 카트라이더 연습에 동참했습니다.

 

생성된 캐릭터: 십년 전 닉네임의 상태가 걱정되어 새로 만들었습니다.

 

 

카트라이더 할 줄 아세요?

점심시간에 접속하니 핸드인들의 친구추가가 쏟아졌습니다. 첫 날 많은 분들이 카트라이더를 할 줄 아냐고 여쭤보셨습니다. 개인적으로 제 또래까지는 카트라이더를 할 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요. 한 판 뛰는 순간 "이게 바로 어른들의 카트구나..." 싶었습니다. 누를 수 있는 건 키보드 사방향키와 컨트롤, 그리고 쉬프트밖에 없는데, 실력차는 그 이상이었습니다. 8등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8등도 시간 내에 완주를 해야만 얻을 수 있는 등수였어요.

 

꼭 그렇게... X로 표시했어야만 속이 시원했냐!

 

핸드인들은 한 분씩 돌아가며 옆에 오셔서 맵 안내와 팁들을 전수해주셨습니다. 앞으로 한 달 동안은 시간 내에 완주하지 못하는 '리타'를 하게 될 거라고 예언도 건네셨습니다. 핸드스튜디오의 카트라이더 경기는 팀전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살아남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렇게 모으기 시작한 핸드스튜디오 카트 고수들의 팁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솔직히 핸드 밖에서 쓸모가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카트라이더는 앞으로만 가면 되는 게임이 아니다

카트라이더를 10년만에 설치한 무면허 초보운전자인 저는, 카트는 앞으로만 가면 되는 게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 결과 커브가 조금만 심하면 정확하지 않은 드리프트를 남발하고, 나오는 족족 부스터를 써대면서 벽으로 돌진했습니다. 한마디로 총체적 난국이었는데요. 이 맹목적인 플레이를 지켜보던 카트 고인물들이 건넨 조언을 소개합니다.

 

카트라이더 충돌의 극단적 예시 (출처:https://m.blog.naver.com/cd_jisu/150138719754)

 

1. 빨리 가기 위해 무리하는 것보다 안 박는 게 더 중요하다

카트를 앞으로만 가는 게임이라고 생각해 전진 키에서 손가락을 떼지 않으면 속도를 줄이지 못해 커브에서 불필요한 드리프트를 사용하게 되고 (저같은 초심자는) 결국 벽이나 장애물에 부딪히고 맙니다. 벽을 본 채로 멈춰서거나 땅바닥에 뒹굴게 되면 다시 후진해서 방향을 잡고 출발하는 데까지 시간을 더 쏟게 됩니다. 빨리 가는 것을 일순위로 두지 말고, 박지 않는 것을 일순위로 두면 커브길에서 살짝 속도를 줄여 순탄하게 코스를 주행할 수 있습니다. 속도보다 방향이 중요하다는 인생의 명언이 생각나는 대목입니다.

2. R 버튼은 최대한 빨리

카트라이더에는 현재위치의 조금 뒷쪽에서 다시 캐릭터를 불러오는 R 버튼이 있는데요. 오르막길에서 공격을 당해 속도가 줄어들거나 연속해서 공격을 당했을 때는 차라리 리스폰 되는 게 더 빠른 상황이 벌어집니다. 신속한 판단력으로 빠르게 R 버튼을 누르는 게, 안 되는 걸 시도했다가 다시 시작하는 것보다 더 빠릅니다. 아닌 건 미련없이 빨리 접어야 합니다. (심화과정: 물론 맵에 따라 R을 눌러서는 안 되는 상황도 있습니다. 그게 언젠진 아직 모릅니다.)

3. 맵과 아이템의 궁합 (a.k.a. 맥이는 포인트)

아바타처럼 고수의 조언대로 움직이다 보면 자주 듣는 말이 있습니다. "이 아이템은 쭉 들고 갈게요." "지금 쓰세요!" 같은 말인데요. 처음에는 의아했지만, 점점 아이템을 쓰는 타이밍 (맥이는 포인트) 을 익혀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공격 아이템은 오르막이나 점프할 때 사용하면 됩니다. 또 점프가 있는 맵에서는 의도적으로 7,8등으로 달리다가 자석이나 부스터를 먹는게 유리할 수도 있고요. 앞에 사람들이 몰려서 가고 있다면 후진하거나 기다렸다가 물풍선을 쏘기도 하고요. 사실 어느 맵에서, 언제, 어떤 아이템을 써야 좋은지는 심화과정이라 아직 익히는 중입니다. 언젠가 저도 이 글을 보고 가소롭다고 생각하는 그 날이 오기를...

 

 

왜 이렇게 열심히 하냐면요

여기까지 읽어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핸드인들은 카트를 정말 열심히 합니다. 카트라이더 점수체계나 경기규칙, 시즌운영도 정교합니다. 간단하게 소개하자면 핸드인들을 네 팀으로 나누어 한 판에 두명씩 출전시키고, 맵 난이도를 섞어 총 8판 정도를 운영합니다. 출전차량은 연습카트X 로 통일하고, 아이템전으로 승부하며, 아이템 방어나 부스터 출력 상승 등의 경기력에 영향을 주는 아이템은 일절 금지합니다. 카트라이더 팀은 매주 변경되며, 전체점수가 가장 낮은 네 명이 팀장 역할을 맡아 팀원을 구성하는 방법으로 운영됩니다.

 

19 F/W 시즌 2회 경기판 (맵 난이도별로 참가자 배치, 마지막판은 2배 점수 적용)

 

핸드스튜디오 휴게실 내부에 부착된 카트판

 

이쯤되면 카트라이더를 왜 이렇게 열심히 할까 궁금하시겠네요. 가장 단순한 이유는 '재미있으니까'가 아닌가 싶습니다. 카트라이더로 친해지고, 점심시간에 팀전으로 커피내기 경기를 벌이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그리고 다른 이유도 있는데요. 핸드스튜디오에는 같이 살고 있는 고양이 "토시" (하단 사진 참조)의 똥치우기를 비롯해 화분 물주기, 제빙기 세척 등과 같이 당번이 할 일들이 있습니다. 치열한 카트라이더 경기를 벌여 꼴등 팀이 일주일동안 당번활동을 합니다. 또 매주 카트라이더 1등팀에게는 상품(문상)이 주어집니다! 여러장 모아서 사고 싶은 데 보태 쓰시는 분들도 있는데요. 물론 저는 한 번 밖에 못 받아봤습니다.

 

고토시(남자였었음/8세) 스트릿출신이지만 예의는 없음

 

 

꼴등 탈출기

몇달전까지 민간인이었던 핸드스튜디오 신입이 카트라이더 대회에서 살아남기란 얼마나 어려운가를 증명하기 위해 조촐한 점수표를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민감한 개인정보이기때문에 다른 분들의 이름은 블러 처리 했습니다.

 

핸드스튜디오 19 S/F 시즌 카트라이더 점수표 중 일부

 

요약하자면, 저는 2019 S/F 시즌 총 12번의 경기 중 여섯 번 꼴등 팀이었습니다. 덕분에 '똥팀부적'이라는 불명예스러운 별명을 얻었습니다. 그러나 마지막 점수 2배 경기에서 쏠쏠한 점수를 받아, 최종 순위 20등 (총 31명) 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자신감이 조금 상승했고요. 2019 F/W 시즌에서는 지난 시즌보다 점수를 많이 얻어 최다점프상을 노려보도록 하겠습니다. 3개월 뒤 성공했다는 소식을 들려드릴 수 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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